🚨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

국회 문을 부수고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2024. 12. 10.

🚨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

2024. 12. 11.

12·3 비상계엄 관련자들 다수가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 '계엄인 줄 몰랐다' 말해 왔습니다. 이를 뒤집는 첫 증언이 어제 나왔습니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으로부터입니다. 곽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일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부하들을 출동시킨 인물입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부터 이 계획을 알고 있었다고 국회에서 밝혔습니다.

비상계엄 당일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계엄 해제) 의결정족수가 아직 안 됐다.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의원들을) 끄집어내라" 지시했다고도 했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구속됐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첫 사례입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부터 꼬박 일주일, 모두 함께 괴로웠습니다. 진실을 드러내는 일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니, 계속해서 힘을 내자고 말씀을 드려 봅니다.

점선면팀 드림

오늘의 주요 내용

💡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

💡 검찰도 '윤석열은 내란 수괴'

💡 흔들리는 탄핵 저지선

💡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한다

💡 어떤 미래를 물려줄 것인가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성동훈 기자

전화 걸어 재촉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때 국회로 부하들을 출동시킨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윤 대통령과 두 번째 통화에서 "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직접 받았다고 10일 증언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뒤집은 겁니다. '내란'의 '주범'이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틀 전 미리 알았다

곽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전인 지난 12월 1일 김용현 전 장관에게서 계엄 관련 임무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당사도 작전에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담화를 보고 인지했다고 주장했지만 입장을 바꿨습니다.

벙커를 준비하라 했다

정치인 체포 지시에 대한 구체적 증언도 10일 국회 현안질의에서 나왔습니다. 김대우 당시 국군방첩사령부 수사단장은 비상계엄 때 정치인들에 대한 구금시설 관련 지시와 체포 관련 지시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수도방위사령부 B-1벙커에 구금할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했답니다.

법무관들이 '안 된다' 했다

정성우 당시 방첩사 1처장은 여인형 전 사령관으로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실 서버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정 전 처장은 7명의 법무관들에게 해당 지시에 대해 문의했는데, 법무관 전원이 "위법 소지가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도 '윤석열은 내란 수괴'

계엄 선포 '사과' 하는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김용현 구속영장에 '공모' 적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지 지켜보는 눈이 많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겨냥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는데요.

검찰이 쓴 김 전 국방부 장관 구속영장 청구서를 보면, 사실상 윤 대통령이 내란의 '우두머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에게 최대 사형 선고가 가능한 '내란 수괴'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 전 장관은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지난 9일 김 전 장관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검찰 수사는 한층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부장판사는 10일 김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범죄 혐의 소명 정도, 범죄의 중대성,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고려했다고 사유를 밝혔습니다.

검찰이 내란죄 수사를 둘러싼 위법 논란에서 한 고비를 넘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남 판사는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검찰청법에 의해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내란 상설특검' 국회 통과

앞으로는 특검이 수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대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이 10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친한동훈계 등 국민의힘 의원 22명도 찬성했습니다.

통과된 내란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은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등의 내란 혐의를 특검이 수사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도 수사 대상입니다.

상설특검에 반대한 의원 명단은 인터랙티브 뉴스 '뛰어간 의원, 사라진 의원'에 업데이트 중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관련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민주당 등은 별도로 '일반특검'도 추진합니다. 상설특검보다 규모가 크고 활동기간이 깁니다. 둘 다 추진해서 '쌍특검'을 하겠다는 건데, 국민의힘은 일반특검 추진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특검이 수사?

민주당이 추천한 특검을 대통령이 임명해야 하기 때문에, 시작 시점은 불투명합니다. 특검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검찰,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경쟁적으로 수사를 진전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합동수사 얘기도 나오지만 아직 결정된 게 없습니다. '검찰은 빨리 손 떼라'는 소리도 여전히 나옵니다. 경찰과 검찰은 내란 혐의 주요 피의자들을 10일 속속 출국금지 조치했습니다.

윤석열이 구속되면?

공수처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신병 확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구속과 직무 정지가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단 대통령 경호처가 여전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 대통령이 체포·구속되면 권한이 정지되는지, 누가 이 권한을 대신할 수 있는지가 헌법에 명확히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구금되더라도 '옥중 통치'를 계속하게 된다는 해석까지도 나올 수 있습니다.

혼란을 피하려면 결국 탄핵이나 하야를 통해 직무대행이 이뤄져야 합니다.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 대통령은 지금 변호사를 알아보고 있다고 하네요.

한-한 체제 지속가능성?

한덕수 국무총리는 10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정이 정상 운영되고 있음을 다각도 채널을 통해 국제사회에 적극 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미 판단을 끝낸 것 같습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8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한동훈·한덕수 체제가 한국 헌법에 부합한 조치인가" 의문을 표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한동훈·한덕수 체제'를 외교 상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겁니다. 외교부는 관련 질의에 사실상 "여전히 윤 대통령이 외교 최종 결정권자"라는 답을 내놨습니다.

재판관이 있어야 탄핵한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 재판관 3인 공석을 채우는 임명 절차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탄핵심판에 관한 결정은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론상으론 6명으로도 결정할 수 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최소 7명은 있어야 한다는 게 헌재 안팎의 중론입니다.

민주당은 민주당 몫 후보자를 이미 추천했고, 이달 안에 인사청문회를 열어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흔들리는 탄핵 저지선

의총 참석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성동훈 기자

한가한 '퇴진' 논의 후

10일에도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막겠다며 의원총회를 열고 '2월 하야'와 '3월 하야'를 해결 방안으로 검토했습니다. 일부 친한계 의원들이 '더는 못 버티겠다'며 한동훈 대표에게 탄핵을 건의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김상욱·조경태 의원이 탄핵소추안 표결 때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앞서 표결에 참여한 안철수·김예지 의원까지 총 4명의 '이탈표'가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배현진 의원도 찬반은 밝히지 않았지만 오는 토요일 표결에는 참여하겠다고 자신의 SNS에 글을 썼습니다.

국민의힘은 새 원내대표도 뽑아야 합니다.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과 계파색이 옅은 김태호 의원(경남 양산을)이 출마했습니다. '진흙탕 싸움'이 예견됩니다.

10일 국회를 통과한 '내란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의힘 의원은 22명인데, 대부분 친한계 혹은 중립 성향 의원입니다. 원내대표에 출마한 김태호 의원은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한다

지난 7일 촛불집회에 등장한 응원봉들. 정효진 기자

불안해서 못 살겠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많은 독자님들께서 불안감을 호소하셨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시민들이 민사소송을 건다고 합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민을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몰아넣은 데 대해 '위자료를 물라' 하겠다는 겁니다.

우리 군과 북한의 확성기 소음 때문에 '못 살겠다' 호소하던 접경 지역 주민들도 분통을 터뜨립니다. 특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비상계엄 전부터 국지전을 유도하려 했다는 의혹이 보도된 후 불안과 분노가 폭발 지경에 달했다고 합니다.

노래하며 춤추며 싸우자

광장으로 나가 목소리를 내는 건 시민들이 불안에 맞서는 하나의 방편인 것도 같습니다. 독자님도 혹시 오는 토요일 집회 참여를 고려하고 계신가요?

지난 주말의 집회 현장에서 새로운 소품과 부르기 좋은 노래들이 화제가 되자, '응원봉을 준비하겠다' '노래를 외우겠다'며 다가오는 토요일을 기다리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탄핵 국면은 새로운 시위 문화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 같네요. 여러 세대가 두루 참여하면서 문화적 '통합'을 이뤄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와요.

어떤 미래를 물려줄 것인가

청소년 인권단체 시국선언. 이준헌 기자

청소년들도 광장에 나왔습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청소년 단체들은 10일 광화문광장에서 시국선언문을 읽었습니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우리의 자유와 인권을 위협하는 윤석열은 즉각 물러나라." 4일부터 9일까지 5만 명에 가까운 청소년이 이 시국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다고 합니다. 전국의 대학생들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겠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11일자 경향신문 사설 제목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물려줄 것인가>. 일부 내용을 발췌해 전합니다.

지난 8일 밤 부산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한 18세 청소년의 연설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저와 제 친구들은 5·16군사정변(쿠데타)을 겪지 않았으나 세월호 참사를 겪었고, 5·18민주화운동을 겪지 않았으나 이태원 참사를 지켜봤다"면서 "한국이 싫다는 말을 달고 살았지만, 지금 이 순간 깨달았다. 나는 이 나라를 너무 사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원 끝나고 친구들과 물떡을 사 먹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함께 지키자고 호소했다.

국회는 모든 기성세대를 부끄럽게 만든 이 호소에 응답할 책임이 있다.

📬 처음에 윤상현 의원의 발언이 '카더라 찌라시'인 줄 알았습니다. 뽑아 준 국민을 무시하는 말을 2024년 12월 라이브로 직접 했다는 걸 알고 모멸감이 배가되었습니다. 저런 확신을 갖도록 한 국민 또한 책임이 있습니다. 잊지 않도록 신문 1면에 탄핵 표결에 불참한 105명의 이름을 실은 경향신문 정말 멋있고요. 그 노력이 빛바래지 않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국민도 국민의 좋겠습니다. (타협하지 않는 왜가리!님)

📬 지금은 자신들의 이익이나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닙니다. '차기 대통령이 이재명' 같은 것에 꽂혀있지 말고, 윤석열이 저지른 만행을 똑바로 직시해야 합니다. 그게 상식이고 민주주의 정신입니다. 제발 정신 좀 차립시다. (onlyone님)

📬 영하의 날씨에도 국회로 나가고 집에 돌아와서도 뉴스를 놓지 못하는 국민 중 한 사람입니다. 경제, 외교…. 전방위적으로 피해가 크지만 가장 크게 실감하는 것은 '피로'일 것입니다. 국회의원들이 단식 농성을 하려 하자 국민들이 말렸다죠? 이것은 장기전이고, 장기전에는 무엇보다 체력이 중요하다고요. 점선면 팀 한 분 한 분도 무엇보다 몸과 마음의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늘 감사합니다.🕯️ (익명의 독자님)

📬 요즘 뉴스를 하도 많이 보다보니 도대체 왜 계엄령을 선포했는지 점점 이해가 안되네요. 명태균 게이트로 인한 압박 때문에? 김건희에 대한 방탄을 위해서? (극우 유튜브에서 주장하는) 부정선거를 진심으로 믿어서? 아니면 그냥 대통령이 더 이상 하기 싫어서? 이미 식물정부나 다름 없었는데 굳이 수명을 스스로 재촉한 이유가 뭘까 싶네요. (익명의 독자님)

📝 어제 보내드린 점선면 <🚨 사면초가 윤석열>을 읽고 많은 독자님께서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점선면팀이 꼼꼼히 읽고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도 공유했습니다. 점선면은 독자님의 목소리를 담아 만듭니다. 오늘 레터에도 많은 이야기를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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