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 산불이 드러낸 것들 CONTENTS
오늘의 점선면 | '역대 최악' 산불이 드러낸 것들
오늘의 브리핑 | 탄핵 선고, 4월로 넘어가나 외
점선면 사전 | 더티 15
잼선면 | 이병헌과 유아인의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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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졸이며 비 소식만 기다리게 되는 요즘입니다. 경북을 중심으로 일어난 산불이 전에 없이 큰 피해를 낳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소중한 목숨을 잃었는데, 피해자 대부분이 진화대원과 고령자입니다. 이번 산불은 왜 이렇게 커졌을까요. 무엇이 문제이고 우리는 뭘 해야 할까요. 오늘 점선면의 질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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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사실들 : 역대 최악의 산불
영남권 산불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피해 면적은 27일 오후 4시 기준 3만5974헥타르(㏊)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오후 8시 기준 인명피해는 60명(사망 28명, 부상 32명)으로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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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맥락들 : 추산조차 어려운 피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인명피해가 가장 뼈아픕니다. 사상자 60명, 사망자 28명 모두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다치입니다.
안타까운 사연이 계속 들려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불길을 피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정답게 살던 노부부가 하루아침에 사별을 겪고, 요양원 환자들을 피신시키던 차량에 불이 붙어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치열한 사투를 벌이며 불을 끄던 진화대원들, 소방헬기 조종사, 산불감시원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산림·주거지 피해도 심각합니다. 피해 면적 3만5974㏊는 서울 면적(6만520㏊)의 절반을 넘는 규모입니다. 재산피해액은 아직 추산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산불은 주왕산·지리산 등 국립공원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신라 시대에 지어진 '천년고찰' 고운사가 전소되는 등 국가유산 15건이 피해를 입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도 위기입니다.
성묘객이 늘어나는 4월 초를 앞두고 정부는 바짝 긴장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불법 소각행위에 대한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위반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자체들도 감시·단속을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원전이 있는 경북 울진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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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관점들 : 불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이번 산불의 직접적인 원인은 실화(실수로 불을 냄)로 추정됩니다. 피해 규모에 따라 최대 징역 3년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초 원인이 '실수'라고 해도, 피해가 이렇게까지 확산한 데에는 분명히 구조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산불이 더 잦아지고 커지는 근본 원인 중 하나로 기후위기가 지목됩니다. 기온이 오르는데 강수량이 줄어 대기가 건조해졌고, 여기에 강한 바람이 불면 화마를 키운다는 겁니다. 경북 의성의 올해 2월 강수량은 4.8㎜로 평년(22.6㎜)보다 한참 부족했습니다. 이대로면 2100년쯤 산불 위험도가 20세기 후반기보다 158% 상승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산불이 난 뒤 국가 시스템의 대처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우선 산불을 끄는 산불진화대원들의 처우가 너무 열악합니다. 처우가 나쁘다 보니 지원자가 적어 대원 대부분을 '노인일자리'처럼 고령자 위주로 채우는데, 교육이나 장비 지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정부는 이들이 요구한 '월 4만원' 위험수당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야 부랴부랴 처우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헬기와 비상소화장치 등 장비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현재 산림청이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헬기는 42대인데 전문가들은 더 많은 헬기가 필요하다고 해요. 헬기가 비싸더라도 산불로 인한 피해보다는 적기 때문이죠. 이번 정부 들어 '산불 헬기를 늘려야 한다'는 국회 지적이 이어졌지만, 정부는 물론 문제를 지적한 국회조차도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피해를 본 경북은 산림 면적에 비해 비상소화장치가 턱없이 부족하기도 했습니다.
대피 인프라 문제도 드러났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열심히 재난문자를 보냈지만, 대부분 노인인 산간지역 주민들에게 "각자 알아서 대피하라"는 재난문자는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와요. 재난문자를 받은 뒤 30분 만에 불길이 마을을 덮친 사례도 있습니다. 산불 초기에 노인들을 직접 찾아가 대피를 돕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충분한 예산과 제대로 된 정책입니다. 국회는 산불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에 착수했는데 난항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정치권이 고집을 내려놓고 빨리 합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 이번 산불이 드러낸 문제들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적확한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하겠습니다.
조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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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선고, 4월로 넘어가나
헌법재판소가 아직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지정하지 않았습니다. 선고 시점이 4월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헌재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오는 4월18일에 끝나기 때문에 이전까지는 선고를 마무리해야 합니다. 다음달 초중순 선고하면 대선은 6월 초중순 열리게 됩니다. 헌재 선고가 늦어지자 야당은 탄핵 선고를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 처리를 시도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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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2심 무죄의 핵심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이란 1심 결과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1심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는 발언을 허위사실로 판단했지만, 2심은 누군가를 알았는지 여부는 행위가 아닌 인식에 관한 문제로 선거법상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경기 성남 백현동 부지의 용도 변경이 국토교통부 협박에 따라 이뤄졌다고 한 발언도 과장했을지언정 허위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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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가도 '탄력'
검찰은 즉시 상고했는데요, 선거법 위반 사건은 3개월 내 마무리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대법원은 오는 6월26일까지 확정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2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면 대선 전 대법원 판결이 나와 피선거권이 박탈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죠. 하지만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대선가도에 탄력이 붙게 됐습니다. 대장동 사건 등 4건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지만, 대선 전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될 만한 사건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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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후 휴학'한다는 의대생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대생들이 학교로 돌아오고 있지 않은 가운데 학생들의 기류가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일단 학교로 복귀한 뒤 휴학하는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건데요. 서울대 의대 학생회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향후 투쟁 방식을 설문조사한 결과 65%가 넘는 학생들이 '등록 후 투쟁'에 찬성했다고 하네요. 연세대 의대도 복학 신청 의사를 밝힌 학생이 75% 안팎이라고 하는데요. '미등록'을 투쟁 기조로 삼았던 의대생들의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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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다음달 3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2일에는 국가별 상호관세도 발표할 예정인데요. 미 정부 인사들이 말하는 '더티(dirty·지저분한) 15'에 상호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요. 더티 15는 대미무역에서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는 15개 국가를 뜻합니다. 미 무역대표부가 '무역적자가 큰 국가'로 지목한 국가 명단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한국을 비롯한 주요 20개국(G20)과 유럽연합(EU)이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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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바둑 영화입니다.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의 사제 간 승부를 그려냈는데요. 조훈현은 세계 최고 바둑대회에서 1위를 한 '바둑 황제'였습니다. 바둑 신동이라 불리던 이창호는 10살에 조훈현의 내제자(스승의 집에서 함께 살면서 배우는 제자)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이창호가 불과 4년 뒤에 스승을 이기고, 이듬해에는 스승을 꺾고 우승하게 됩니다. 🥇시나리오를 쓴 김형주 감독은 영화화를 준비하면서 잡지 '월간 바둑' 30년치를 정독했다고 합니다. 배우 이병헌의 조훈현 연기는 실제와 싱크로율이 꽤 높다고 하는데요. 이병헌은 바둑돌을 놓는 손 모양을 연습하는 데 집중했다고 합니다. 집에서도 아들, 배우자 이민정, 장인어른 등 가족을 앞에 앉혀놓고 오목을 뒀다고 하네요. 🥇이창호는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는 유아인이 연기했습니다. 주저주저하며 말을 웅얼거리는 유아인의 말투가 '돌부처' 이창호의 속을 알 수 없는 표정과 잘 들어맞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영화는 4년 전 촬영을 마쳤으나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재판을 받으며 개봉이 늦어졌는데요. 개봉 첫날인 지난 26일 9만명 넘게 관람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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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6일 레터를 읽고 주신 의견입니다. 연금개혁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들, 특히 '미래세대 약탈'이라는 프레임을 자세히 다뤘어요. 많은 분들이 의견을 주셨습니다. 곱씹어볼 만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점선면에 주시는 조언도 새겨듣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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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금 개혁안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모처럼 여야 합의로 통과되었다는 데서 의의를 찾아봅니다. 때로는 부족한 부분 못지않게 작더라도 소중한 성과를 인정하고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요즘같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는 더더욱 그렇지요. 세대 갈등을 부추기며 그 의미마저 퇴색시키는 일부 정치지도자들의 언행이 참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대화와 타협으로 성과를 만들어낸 관계자분들에게 응원의 말, 그리고 여기서 멈추지 말고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가주길 바라며 격려의 말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반바지님)
💬 연금개혁 논란의 핵심은 세대 간 공유하는 가치관의 부재입니다. 86세대, 이후 70년생 세대까지 국민연금 체제의 수혜자가 맞습니다. 국민연금, 기초연금 같은 공공부조가 미약한 부모 세대들을 오롯이 감당한 세대입니다. 반면 80년 후반 이후 세대들의 성장 가치관은 각자도생입니다. 국가도 사회도 집단도 자신들을 보호해주지 못한다는 걸 진리로 깨달은 세대에게 '윗세대를 위해, 부의 재분배를 위해 국가가 강제로 돈을 가져간다'고? 이미 그 자체로 동의할 수 없기에 국민연금의 수익률이건, 공적연금의 효율성과 안전성이건, 부의 재분배를 통한 공동체 유지 등등의 가치가 통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기성 정치인과 언론, 학계 및 전문가들은 기성세대의 가치관을 중심으로 사회를 바라보며 룰을 조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청년세대는 자신들의 가치관과 의견이 털끝만큼도 들어가지 않은 그들만의 잔치로 보는 것이죠. 결국 기성세대가 공유한 공동체의 가치를 유지할 것인가, 젊은 세대가 공유하는 각자도생의 사회로 나아갈 것인가, 이 갈림길에서 기존의 가치를 지키려면 기성세대가 희생과 양보를 증명해야 합니다. 그런 목소리가 커지지 않으면 이 논쟁은 거대한 세대전쟁의 시작일 것입니다. (익명의 독자님)
💬 '연금 후폭풍'이라는 단어를 언론에서 사용하면서 사태를 키우는 건 부적절해 보입니다. 후폭풍도 아니고 세대 갈라치기 정치에 동조하는 제목이니 자제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제목만 보고 넘어가는 구독자들이 오해할 수 있습니다. (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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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면팀은 늘 독자님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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