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커피값을 신경 쓰는 이유

#영화 <얼굴> #윤핵관의 몰락 #북향민

2025.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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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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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PICK | 원둣값은 핑계? 커피값 왜 오를까

오늘의 브리핑 | 승부수 실패한 권성동의 몰락 외

점선면 사전 | 북향민

잼선면 | <얼굴>이 던지는 질문, 아름다움과 추함은 무엇일까

원둣값은 핑계? 커피값 왜 오를까

111원.
에스프레소 1잔당 원두(10g) 원가를 지난 15일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추정한 결과입니다. 47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는 아라비카 원두의 올해 가격을 기준으로 했는데요. 스타벅스는 지난 1월 원둣값 상승을 이유로 에스프레소 가격을 3700원에서 3900원으로 200원 올렸습니다. 소비자단체 계산대로면 가격 인상에는 원둣값 외에도 다른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커피 가격은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커피 물가는 전년 대비 5.6%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률(1.7%)보다 3배 이상 높았고요. 지난해 11월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현재 커피 가격은 소비자가 생각하는 적정 가격보다 최대 1153원 비쌉니다. 이런 상황인데 프랜차이즈들은 어떻게 가격을 올릴 수 있었을까요? 소비자들은 왜 커피 가격에 민감한지, 커피 가격을 잡을 수는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이 최근 원두 가격 인상을 이유로 커피값을 올렸지만 커피 한 잔 가격에 원두 비중은 크지 않다는 소비자 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주요 커피 브랜드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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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둣값 논리의 허상

원둣값 상승은 커피업계가 가격을 올릴 때 가장 흔히 드는 이유인데요. 주된 논리로 활용되는 데 비해 실제 원둣값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 2022년 매출액(2조5939억원) 대비 원재료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합니다. 인건비(31%)나 임차료·소모품비 등 다른 비용(38%)의 상승이 가격에 반영되는 비중이 더 큰 셈입니다.

그럼에도 기업이 원둣값을 얘기하는 건 고정비 성격이 강한 다른 비용들로는 가격 인상 이유를 설명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인건비가 올라 가격을 올리겠다고 하면 불가피하다는 느낌은 덜할 겁니다. 임차료의 경우 스타벅스는 매출액 대비 비중이 2014년 20%에서 지난해 10%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수익을 늘리려면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기업들은 소비자의 따가운 시선은 피하려 하는데요. 그래서 가장 직관적인 이유인 '원두 가격 상승'을 내세웁니다. 원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가격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도 책임을 피하는 구실로 자주 활용됩니다. 이렇게 커피 시장은 커져 스타벅스는 지난해 3조원대의 매출을 달성했고요. 투썸플레이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5.2%까지 늘었습니다.

정부 '물가관리 대상' 된 커피

여기서 질문이 생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커피값을 올리는데 왜 우리는 민감하게 반응할까요? 비싸져서 소비자들이 선택하지 않는다면 경쟁에서 밀리고, 그럼 다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하는 '보이지 않는 손'(시장 기능)이 작용할 겁니다. 실제로 갈수록 더해지는 가격 부담에 직장가 근처에는 저가형 커피 브랜드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단 가격에 정부가 개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위 '물가 관리'를 하는 건데요. 이는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 서민 생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들에 한해 이뤄집니다. 생활에 필수적(생필품)이거나 일상에서 자주 소비돼 물가 체감도가 높은 품목(일상 소비재)의 가격이 오르면 저소득층일수록 충격이 크고, 전반적인 소비가 위축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 6월9일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인가"라고 콕 찍은 것도 고물가를 경계하는 차원입니다.

정부가 나서는 이유 중 하나로는 기업들이 한 번 가격을 올리면 쉽게 내리지 않는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를 하방경직성이라고 하는데요. 원둣값이 내려갔으니 커피 가격을 내리겠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미국엔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는 주식시장 격언이 있습니다. 커피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이 풍작이면 원둣값은 내려가지만 그렇다고 커피 가격을 내릴 리는 없으니 스타벅스 이익이 증대된다는 겁니다.

기호품 넘어 '관심 품목'으로

문제는 커피가 물가 관리의 대상이 될 수 있냐는 점입니다. 2023년 정부는 가격 체감도가 큰 28개 품목 가격을 매일 점검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커피를 비롯해 햄버거·피자·김밥 등이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커피가 정부의 관심 품목 중 하나가 된 겁니다. 이번 정부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물가대책 TF가 지난달 커피(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등 외식업계와 만나 물가 안정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정부의 눈치를 보며 가격을 올립니다. 스타벅스, 할리스, 폴바셋은 12·3 불범계엄 후 탄핵 정국이던 지난 1월 가격을 인상했고요. 파스쿠찌와 투썸플레이스, 던킨, 빽다방 등도 잇달아 가격을 올렸습니다. 당시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대선이 예정돼 있으니 서둘러 인상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가 관리 압박이 가맹점주들이나 자영업자들에게 전가될 수도 있습니다. 본사는 가격 인상이 제한되더라도 비용을 점주들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프랜차이즈 점주는 "본사의 가격 산정방식이나 원가를 모르니 항의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애초에 마진율이 높지 않은 자영업자들은 '폭리'를 취한다는 인식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 것을 우려합니다. 지난 5월 대선 후보이던 이재명 대통령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 논란이나 지난달 유튜버 슈카 소금빵 논란도 같은 맥락에서 읽힙니다.

2018년 영화 <소공녀>에서 '사람답게 사는 게 뭐냐'는 질문에 '(내게 필요한 건) 담배와 위스키'라는 주인공의 답변은 논쟁적이었습니다. 커피라면 어떨까요?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에 달합니다. 최소 하루에 1잔 이상씩 마시는 셈입니다. '수혈한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이제 많은 사람들은 커피를 일종의 필수재로 여기는데요. 달라진 인식에 맞게 정부와 기업도 '지금 커피값이 적절한가'라는 물음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문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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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 실패한 권성동의 몰락

'불체포특권 포기' 승부수를 띄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어제(17일) 구속되며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권 의원은 2018년 강원랜드 채용 청탁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처럼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자발적으로 응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그는 지난 11일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참여해 찬성 표기한 용지를 노출하는 등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인 바 있어요. 그의 구속은 '원조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정치적 몰락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어제 "지금은 그냥 야당인 것이 죄인 시대"라며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으로 가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이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는 야당 말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권 의원과 통일교의 관계를 자세히 알고 싶다면? 점선면 레터 권성동, 통일교 청탁 논란

네이버웹툰, 디즈니와 웹툰플랫폼 개발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월트디즈니컴퍼니와 손잡고 디즈니 만화를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양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새로운 디지털 만화 플랫폼 개발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새 플랫폼 개발과 운영을 맡게 되는데,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이 플랫폼은 3만5000편 이상에 달하는 마블, 스타워즈, 디즈니, 픽사, 20세기 스튜디오의 만화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디즈니가 오랫동안 쌓아온 대표 작품들은 물론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플랫폼 '웹툰' 영어 서비스에서 연재하는 오리지널 시리즈도 일부 제공한다고 하네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 구독자는 이 플랫폼을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성매매한다고 성희롱해도 되나요?

지난해 9월 경찰이 성매매 알선 행위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성매매 여성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한 것은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경찰 단속 당시 경찰로부터 원색적인 욕설과 폭언을 듣고, 성희롱 발언을 들었던 피해자 은경씨(가명)는 정부에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했고, 1심 법원은 국가가 은경씨에게 800만원을 배상하라며 일부 승소 판결을 했습니다. 양측 모두 항소하면서 2심 선고기일이 오는 11월18일로 잡혔는데요. 성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의 여름 활동가는 "성매매 여성들은 수사기관이 사람으로조차 대하지 않고, 성희롱이나 성폭력까지 저지를 수 있다는 데서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합니다.

북향민

통일부가 북한이탈주민을 줄여서 부르는 '탈북민'이라는 용어를 북향민 등 다른 명칭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을 탈출했다는 '탈(脫)'자에 부정적인 어감이 담겨 있다는 탈북민 사회 여론에 따른 것인데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5일 "북한이탈주민이 제일 싫어하는 단어가 '탈'자다. 탈북, 어감도 안 좋다"며 명칭 변경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요. 통일연구원의 탈북민 대상 여론조사에 따르면, 탈북민의 58.9%가 북한이탈주민이라는 명칭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고 해요. 선호하는 대체 명칭으로는 하나민(27.9%), 통일민(25.9%), 북향민(24.2%) 순이었습니다.

🔗 탈북민 대신 북향민

<얼굴>이 던지는 질문, 아름다움과 추함은 무엇일까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얼굴>은 연상호 감독이 지난 2018년 직접 쓰고 그린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어제(17일) 기준 누적 관객수 39만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는데요. 시각장애인이자 전각 분야의 장인인 '임영규'와 살아가던 아들 '임동환'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입니다. 배우 박정민이 임영규의 젊은 시절과 그의 아들 임동환 역까지 1인 2역을 소화했고, 현재의 임영규 역은 권해효, 40년 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여인 정영희 역은 신현빈이 맡았습니다.
🎞️동환은 사진 한 장 없는 영희의 생전 행적을 수소문하게 되는데요. 영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무례하게 "괴물 같이 못생겼었지"라고 말합니다. 아버지 영규가 1970년대 영희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에서도 영희의 얼굴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관객은 영희의 얼굴을 자꾸만 상상하게 되는데요. 연 감독은 '영희는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질문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영화의 끝에 우리는 영희의 얼굴을 마주하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를 본 관객들은 온라인에서 영희의 얼굴이 '추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영화는 우리에게 '아름다움'과 '추함'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 건데요. 연 감독은 "다들 이미 눈으로 봤는데도 '어떤 얼굴이냐'를 질문하는 게 재미있는 지점"이라며 "이 이야기는 '규정 짓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영희의 얼굴은 극이 끝난다고 끝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다리가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영화 <얼굴>

어제(17일) 레터에서는 90일간의 본 수사기간이 끝난 내란특검팀의 수사 성과와 남은 과제를 짚어봤습니다. 요즘 커피 가격이 점점 오르고 있는데요. 커피 한 잔 가격에 포함된 원두 원가는 얼마인지, 커피 업계는 왜 계속 가격을 올리는지, 가격을 잡을 수 있는지 등을 짚어본 오늘 레터에 대한 독자님들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독자님들의 피드백은 점선면 제작에 큰 힘이 됩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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