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국정자원은 어떤 곳인가요?
A. 행정안전부 소속기관으로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을 관장합니다. 주민등록부터 세금, 복지, 보건 등 행정 관련 데이터·전산서비스를 관리하는 '국가 전산망의 핵심'입니다. 대전 본원과 광주·대구 분원에서 제공하는 정부 서비스는 1600여개에 달합니다.
Q. 화재 원인은 무엇인가요?
A. 국정자원 5층 제7전산실의 '무정전 전원장치(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용 리튬이온배터리를 서버와 분리하는 과정에서 배터리에 불이 났습니다. 정부는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부른 2022년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UPS 배터리-서버 공간 분리 작업을 4차례에 걸쳐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작업은 3번째 작업이었는데요. 작업자가 전원을 꺼 둔 배터리에서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불은 지난 27일 오후 6시쯤 완전히 꺼졌습니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조사 중입니다. 정부는 어제(28일)부터 합동감식을 시작했고, 발화 의심 배터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감정하기로 했습니다.
Q. 피해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
A. 이번 화재로 정부24와 모바일신분증, 무인민원발급기, 복지로, 각 정부 부처 홈페이지, 지자체 민원 사이트, 조달청 나라장터,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 우체국 우편·금융 등 647개 시스템이 가동 중단됐습니다. 대국민 서비스가 436개, 공무원 업무용 행정내부망 서비스가 211개입니다. 특히 추석을 앞둔 시점에
우체국 택배 물류, 일부
보건의료 서비스 등 차질이 생겨 불편이 예상됩니다.
지자체들도 비상 대응에 나섰습니다.
647개의 시스템 가운데 96개는 화재가 발생한 제7전산실에 장비가 있어 직접적인 손상을 입었습니다. 제7전산실 소관 서비스는 정부24, 국민신문고, 안전신문고, 모바일신분증, 인터넷우체국 등입니다. 나머지 551개 시스템은 정부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차단했습니다.
정부는 선제 차단한 551개 시스템을 어제부터
순차 복구하고 있고, 손상된 96개 시스템도 복구를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특히 정부24, 우체국 우편·금융 등 중요한 시스템부터 복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번 화재로 데이터 손실은 없었다고 합니다. 물리적으로는 제7전산실이 거의 전소되고 장비 740대, 배터리 384개가 불탔습니다. 작업자 1명이 경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Q. 당장 불편이 커질 것 같은데, 우리는 뭘 준비하면 좋을까요?
A. 중단된 서비스가 너무 많아서 어떤 시스템이 언제 복구될지 바로바로 알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홈페이지로 공지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정부 브리핑을 다룬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정부는 네이버·카카오 공지사항도 임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른 시일 내에 복구가 어려운 서비스를 위주로 대비를 할 수 있습니다. 정부24 등 온라인으로 처리해 오던 민원서류 제출·발급도 당분간은 직접 시·군·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행정기관을 방문하기 전 유선전화로 해당 서비스가 가능한지 문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모바일신분증을 활용해 오셨다면 당분간 실물 신분증을 꼭 챙겨 다니셔야 합니다. 항공·여객선·철도 등을 이용할 때 모바일신분증이 통하지 않습니다.
주민등록등본, 납세증명서 등 일부 서비스는 대체 사이트를 통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홈택스, 국민건강보험 등의 사이트를 통하는 방법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포털 공지사항 또는
정부24 임시 메인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문제는 무엇인가요? 재발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앞서 비슷한 사고들이 있었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된 개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2022년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에 이어, 2023년 국정자원에서도 라우터(네트워크를 다른 네트워크에 연결해주는 장치) 불량으로 전산망이 마비된 적이 있었습니다. 유사 사태를 대비해 물리적으로 분리된 곳에 똑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이중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그때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관련 사업은 이제 막 시범사업 단계입니다. 현장에 있던 배터리가 보증기한을 1년 넘긴 노후 배터리였다는 점도 의문을 남깁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유엔총회에서 귀국한 직후 회의를 열어 "신속한 시스템 복구와 가동, 국민 불편 최소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적극적인 복구 작업과 함께 국민을 상대로 한 충실한 설명, 대체 서비스 마련, 책임 규명 등이 필요합니다. 오늘날 행정의 많은 영역이 디지털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도 전자정보 관련 안전에 더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
조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