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침대재판 #안성기 CONTENTS
오늘의 점선면 | 한파엔 없는 휴식권, "검토 중" 겨울 왔다
오늘의 브리핑 | 북한 "한국 무인기가 침범했다" 외
점선면 사전 | 돈로 독트린
잼선면 | 그 바다에 난파된 것은 배였을까, 인간성이었을까
|
|
|
"형님들 이동노동자 쉼터 모르시는 분 없죠? 추울 때는 쉼터 위치 표기해놓는 게 좋아요. '콜사'(주문이 줄어 '콜이 사망했다'는 뜻의 은어)라 길에서 벌설(대기할) 때 요긴합니다."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졌던 지난 2일, 배달노동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이동노동자 등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한파를 피해 쉴 곳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카페나 상가 등 다른 공간에서는 눈치를 보느라 오래 머물 수도 없고요. 이에 최근 지방자치단체(지자체)들은 이들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쉼터를 늘리고 있는데요. 적은 수와 떨어지는 접근성 때문에 이용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점선면 취재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한파 휴식권' 입법도 검토 중입니다. 폭염과 달리 한파는 휴식을 보장받을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인데요. 그 결과 폭설·한파시 휴식은 기업의 자율적인 판단과 권고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왜 한파 쉼터가 생기고 있는 걸까요? 한파 휴식권은 꼭 필요한 걸까요? 오늘 점선면이 정리했습니다.
|
|
|
📌점 사실들 : 이동노동자·새벽 쉼터 늘고 있다
최근 지자체들이 앞다퉈 조성하는 이동노동자 쉼터는 대리운전·퀵서비스·배달·수리 등 이동하며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휴게공간입니다. 쉼터에는 커피, 안마기, 휴대전화 충전기 등이 비치돼 편의를 제공하는데요. 서울시에는 총 30곳이 있고, 전국적으로 설치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서울에는 일용직·건설노동자 등 새벽 시간 야외에서 대기해야 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새벽 일자리 쉼터'도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시가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10월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를 두고 "왜 그렇게 어리석나"라고 지적하자 서울시는 "중단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실제로 점선면 취재 결과 서울시는 올해 해당 예산을 2억5300만원으로 오히려 증액 편성했다고 밝혔고요. 서울시 관계자는 "(증액에) 작년 이슈가 좀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
|
|
✏️선 맥락들 : 폭염엔 '쉬는 법', 한파에는 없다
한파 속 노동자들을 위한 쉼터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플랫폼 노동자의 급증이 있습니다. 플랫폼 노동자는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일거리를 제공받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을 말하는데요. 코로나19 유행 이후 급증해 2023년 88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들은 폭염·한파에 그대로 노출된 채 일하지만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법적 휴식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합니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폭염 휴식권'(체감온도 33도 이상 폭염시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 의무화)도 이동노동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기후를 이유로 플랫폼 노동자가 스스로 업무를 중단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이동노동자 커뮤니티에는 궂은 날씨에 배차를 거부했는데 불이익을 받느냐는 질문이 반복해서 올라오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9월 민주노총은 작업중지를 한 노동자에게 사업주가 불이익 처우를 내리는 경우가 있다며, 작업중지권 사용 범위를 기후위기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파 속에서 콜을 기다려야 하는 노동자에겐 쉼터가 유일한 피난처인 셈입니다.
여기에 기습 한파가 갈수록 잦아진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북극 한파가 한반도로 내려오는 일이 빈번해졌습니다. 이는 겨울 기온의 변동 폭을 키웁니다. 질병관리청은 "갑작스러운 추위에는 인체가 온도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워 한랭질환 위험이 커진다"며 야외활동 자제를 권고하는데요. 애초에 야외 노동이 전제된 노동자들에게는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
|
|
🗺️면 관점들 : 한파 노동자 보호, 이제 출발선
한파에 취약한 노동자는 플랫폼 노동자뿐이 아닙니다. 정부의 관리·감독이 미흡한 소규모 사업장이나 사업주·기업의 보호조치가 부족한 현장에서도 피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2020년 12월 영하 17도 한파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잠을 자다 숨진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속헹씨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9월 재판부는 사업장이 건강검진을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는데도 정부가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며 유족에게 배상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실내에서 일한다고 해서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일부 대형 백화점에서는 고객이 입장하는 영업시간 전까지 난방을 제대로 틀지 않아 직원들이 추위에 떨어야 했습니다. 일부 매장의 실내 온도는 6.8도까지 내려갔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권고하는 겨울철 적정 실내 온도 18~20도가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화재 위험 때문에 난방기구를 설치하기 힘든 재활용 선별장 같은 현장도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취약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업무보고에서 한파특보 발령 시 작업시간대 조정 등 한랭질환 예방을 위한 보호조치 강화 계획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는 폭염·한파 속 장시간 작업함에 따라 발생하는 건강장해로부터 사업주의 보호조치 의무를 담은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 중이고요.
|
|
|
장기적으로는 사업주의 보호조치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기 위해 한파 휴식권 법제화도 검토 중입니다. 고용노동부 한 관계자는 점선면과 통화에서 한파 휴식권에 대해 "아직 의견을 수렴하고 검토 중에 있다"며 "우선은 한파에 의한 한랭기 질환 예방접종 등 가이드가 현장에서 적용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변덕스러운 기후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요구됩니다. 새벽 일자리 쉼터 예산은 사실상 이슈에 따라 삭감과 증액 여부가 결정됐는데요. 조례 등을 통해 명확한 편성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쉼터 이용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조치들도 보완돼야 하고요. 노동자들의 실제 근무시간대를 반영한 난방 가이드라인도 마련돼야 합니다.
최혜인 노무사는 통화에서 "한파 때문에 계속 사람이 죽는데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며 "법 하나 개정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닐 테고 노동자들을 위한 종합적인 한파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당장 올해도 칼바람이 심상치 않습니다. 한파에 노동자를 제대로 보호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의 철저하고 빈틈없는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입니다.
문광호 기자
|
|
|
버튼을 길게 누르면 URL을 복사할 수 있습니다.
|
오늘 레터에 대한 독자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
|
|
북한 "한국 무인기가 침범했다"
북한이 한국 무인기가 자신들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어제(11일)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주장한 침범 시점은 지난해 9월27일과 지난 4일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해당 무인기가 국군 보유 기종이 아니며, 북한이 밝힌 시간대에 무인기를 운용한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무인기가 한국에서 온 게 맞는다면 민간에서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북한은 이런 설명을 듣고 "유의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설명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북한이 한국의 대북 유화책과 한·중 밀착을 견제하며 '적대적 두 국가' 관계의 명분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
|
|
'침대 재판'에 윤석열 구형 미뤄져
지난 9일 예정됐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관련 검찰 구형이 내일(13일)로 미뤄졌습니다. 재판은 열렸지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서증조사에만 8시간 가까이 쓰는 등 극한의 '시간 끌기'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오전 9시20분에 시작한 재판은 15시간 가까이 이어진 끝에 날짜를 넘겨 이튿날 0시11분에 끝났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도 서증조사를 길게 하겠다고 나섰고요. 반성은커녕 재판 지연 꼼수만 부리는 내란 재판 피고인들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피고인들의 억지를 받아 준 지귀연 부장판사의 재판부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고요. |
|
|
유튜브로 만나는 안성기의 청춘
지난 5일 우리 곁을 떠난 배우 안성기를 여전히 그리워하는 분이 많지요. 한국영상자료원이 유튜브 채널 '한국고전영화'에서 안성기의 1980~1990년대 대표작 10개를 초고화질로 복원해 무료 공개하는 특별전을 열었습니다. <만다라>(1981)부터 <고래사냥>(1984),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태백산맥>(1994) 등, 안성기의 연기 역사를 구성하는 두툼한 한 장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은 오늘(12일) <라디오 스타>(2006)와 <황진이>(1986)를 상영하니 부산에 계신 독자님이라면 한 번 관람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
|
|
'먼로 독트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합친 신조어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전략🌎을 일컫는 말입니다. 먼로 독트린은 미국의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주창한 것으로, 아메리카 대륙은 미국의 영향권이니 유럽 등 외부세력은 간섭하지 말라는 취지의 외교방침인데요. 돈로 독트린은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억제하고 미국의 단일 패권을 회복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담은 외교방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유진 워싱턴 특파원이 트럼프 1기 국가안보 전략을 설계한 나디아 샤들로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인터뷰했는데요. 그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에 대해 "서반구에서 (중·러 등) 악의적 행위자를 몰아내기 위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트럼프 행정부는 '돈로 독트린'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
|
그 바다에 난파된 것은 배였을까, 인간성이었을까 |
|
|
⚓1740년 9월 영국 군함 웨이저호는 장교와 수병 250명을 태우고 포츠머스에서 출항합니다. 그러나 이듬해 거대한 파도를 이기지 못한 웨이저호는 남대서양 파타고니아 앞바다의 한 섬에 난파됩니다. 생존자는 81명. 이들은 웨이저호의 잔해를 가져다 임시변통으로 배를 만들어 다시 항해합니다. 거친 폭풍과 해일, 열악한 배의 환경 속에서 50명이 넘는 이들이 죽고, 목숨을 부지한 약 30명의 선원이 브라질 남동부 해안으로 배와 함께 떠밀려 옵니다. 지옥 같은 환경에서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온 이들에게 사람들은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생존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몇개월 뒤 칠레 남서쪽 바다에 또 다른 웨이저호의 생존자 세 명이 나타나 앞서 도착한 생존자들에 대해 "반란자"라며 폭로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사건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습니다. <웨이저>는 1741년 난파된 영국 군함 웨이저호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쓰인 논픽션입니다. 추후 도착한 생존자 세 명 중 1명은 웨이저호의 선장이었습니다. 선장 무리는 앞서 도착한 이들이 군대의 규율을 어기고 배를 약탈해 도망친 반란자라 주장하지만, 앞선 생존자들은 선장이 위기 상황에서 선원들을 보호하지 않고 살해했다고 맞섰습니다. ⚓이 폭로 과정에서 선원들이 겪은 극한의 상황이 여과 없이 드러났습니다. 난파된 섬에서 이들은 서로 분파를 나눠 약탈하고 죽였습니다. 일부는 인육을 먹는 인간성 파괴의 지경에 도달하기도 했습니다. 웨이저호 사건은 극도의 상황에서 인간성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스페인과 해상 패권을 다투던 영국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는데요. 저자 데이비드 그랜은 웨이저호의 선원을 만나보지도, 실제 현장을 목격하지도 않았지만 방대한 자료를 통해 그 사건을 구현해냅니다. <웨이저>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협업으로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
|
|
지난주 금요일(9일) 레터에서는 경향신문과 중앙일보,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의 공동 기획 보도 <이제 통합을 논하자>를 보내드렸습니다. 정치권이 더 사회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통합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으면 좋겠습니다.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한파 휴식권'을 다룬 오늘 레터는 어떻게 읽으셨나요?
📌손쉽게 카카오톡으로 뉴스레터 점선면 받는 법? 안내페이지 바로가기 |
|
|
💬<서경(書經)>에 '정(政)은 정야(正也)'라고 한 말이 스쳐 갑니다. 잘 읽고 갑니다. (관산님)
💬정치로 친구랑 싸우는 사람은 우리나라 정치 분열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그냥 문제인 겁니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정치 때문에 다른 사람과 싸우지 않아요. (고등어님) |
|
|
점선면팀은 늘 독자님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오늘 레터는 어땠는지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
|
|
경향신문 뉴콘텐츠팀 광고·기타 문의 letter@khan.kr | 02-3701-1291 서울 중구 정동길 3 6층 편집국 뉴콘텐츠팀
|
|
|
|
|